📑 목차
살빼기에서 화자 되는 '1일 1식'과 '오토파지'에 대한 진실을 파헤칩니다. 간헐적 단식의 최종 목표가 1일 1식이라는 위험한 오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살빼기와 건강을 위한 지속 가능한 단식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드립니다.
살빼기를 진행하면서 하는 간헐적 단식의 여정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많은 사람이 그 최종 목표를 '1일 1식(OMAD, One Meal A Day)'이라고 생각한다. 16시간 단식에서 시작하여 18, 20, 최종적으로는 23시간의 공복을 유지하며 하루 한 끼만 먹는 것이 가장 진화된 형태의 식사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의 배경에는 '오토파지(Autophagy)'라는, 노벨상까지 수상한 경이로운 생명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즉, '1일 1식을 해야만 오토파지가 활성화되어 몸이 건강해지고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널리 퍼진 믿음은 사실 여러 오해가 겹쳐 만들어진 거대한 착각에 가깝다. 살빼기와 건강을 위해 시작한 간헐적 단식이 자칫 건강을 해치는 극단적인 형태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한 오해인 것이다. 본 글에서는 '1일 1식'과 '오토파지'를 둘러싼 신화를 벗겨내고, 그 진실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간헐적 단식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위한 지속 가능한 식사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오토파지: 우리 몸의 위대한 재활용 시스템
오토파지(Autophagy, 자가포식)는 2016년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오토파지는 세포(Auto)가 스스로(Phagy)를 먹는다는 뜻으로, 세포가 자신의 내부의 낡고 손상된 단백질이나 소기관들을 분해하여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나 재료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우리 몸의 놀라운 청소 및 재활용 과정이다. 수명이 다한 노화 세포는 기능이 떨어져 각종 질병과 노화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세포 분열을 통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낡은 세포를 대체하지만, 안타깝게도 세포가 분열할 수 있는 횟수(Hayflick limit)는 정해져 있다. 세포 분열 횟수를 모두 소모하면 더 이상 새로운 세포를 만들지 못하고 노화가 가속화된다.
오토파지의 위대함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오토파지는 세포 분열 횟수를 소모하지 않으면서, 낡은 세포 구성 물질을 '리모델링'하여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다. 즉, 세포 분열 횟수를 아끼면서 세포의 질을 높여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증진하는, 꿈의 메커니즘인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오토파지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때는 억제되고, 반대로 공복 상태일 때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식'을 핵심으로 하는 간헐적 단식과 오토파지는 운명처럼 연결되기 시작했다.
두 명의 요시노리: 거대한 오해의 시작
문제는 '오토파지'와 '1일 1식'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정적인 오해에서 시작된다. 바로 이름이 같은 두 명의 일본인 의학자를 동일 인물로 착각한 것이다.
- 오스미 요시노리 (大隅 良典): 2016년 노벨상 수상자. '오토파지'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기초 생물학자다.
- 나구모 요시노리 (南雲 吉則): 『1일 1식』이라는 책을 통해 '하루 한 끼 식사법'을 대중적으로 알린 일본의 의사다.
이 두 사람은 이름에 '요시노리'가 들어간다는 점 외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의 인물이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고 오토파지가 주목받던 시기에,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뒤섞여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1일 1식의 저자가 오토파지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거나, '노벨상 수상자가 1일 1식을 해야만 오토파지가 활성화된다고 했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오해는 다음과 같은 위험한 논리로 발전했다.
(잘못된 논리)
① 건강과 노화 방지를 위해서는 오토파지가 필수적이다.
② 오토파지를 최대로 활성화하려면 1일 1식을 해야만 한다. (← 오해에서 비롯된 거짓 명제)
③ 따라서, 간헐적 단식의 최종 목표는 1일 1식이며, 16:8 단식부터 시작하여 점차 단식 시간을 23시간까지 늘려나가야 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16:8이나 18:6 단식을 하는 사람은 아직 '초심자'이며, 궁극적으로는 1일 1식이라는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②번 명제 자체가 두 인물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근거 없는 이야기이므로, 이 논리 전체는 성립할 수 없다.
1일 1식(23:1 단식)의 문제점
1일 1식을 해야만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토파지는 12~16시간 정도의 일반적인 단식으로도 충분히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오히려 살빼기와 건강의 관점에서, 극단적인 1일 1식은 이전 글들에서 다룬 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 소화기관의 과부하: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하루에 필요한 모든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은 소화기관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이는 '간헐적 폭식'과 다를 바 없으며, 소화불량, 영양소 흡수 저하, 염증 등을 유발하여 단식의 건강 증진 효과를 완전히 상쇄시킨다.
- 저칼로리 식단의 함정: 소화기관의 처리 한계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을 먹어도 실제로 흡수되는 칼로리는 적을 수밖에 없다. 결국 몸은 만성적인 '저칼로리' 상태로 인식하게 되고,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흡수율을 높이는 '굶주림 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살이 더 쉽게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 사회적, 심리적 고립: 하루 한 끼만 먹는 식생활은 가족, 친구, 동료와의 사회적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심리적 고립감을 유발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가수 홍진영 씨가 과거 방송에서 '하루 한 끼, 토할 때까지 먹는다'고 했던 '귀족 1식 다이어트'나,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일부 먹방 BJ들의 사례는 모두 이러한 '소화 흡수 한계'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몸을 혹사시키는 행위에 가깝다.
결론
간헐적 단식의 진정한 목표는 단식 시간을 무한정 늘려 1일 1식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간헐적 단식의 본질은 정제 음식으로 인해 망가진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와 식욕 조절 능력을 '정상화'하고, 이를 통해 '적당한 양'의 음식을 '즐겁게' 먹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오토파지는 이러한 건강한 단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선물이지, 1일 1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상이 아니다.
살빼기와 건강을 위한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 1일 1식이라는 극단적인 목표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16:8이든 18:6이든, 자신의 생활 패턴과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길이다.
FAQ (자주 묻는 질문)
- Q.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최소 단식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 A.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공복 후 12시간이 지나면 오토파지가 서서히 활성화되기 시작하며, 16~24시간 사이에 그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16:8 간헐적 단식만으로도 충분한 오토파지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Q. 1일 1식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A. 만약 1일 1식을 하더라도, 한 시간 안에 폭식하는 것이 아니라 소화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영양소가 풍부한 비정제 음식으로 구성된 '적정량'의 식사를 한다면 건강 문제의 소지는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몸이 보내는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를 매우 정교하게 읽을 수 있는, 고도로 훈련된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Q. 간헐적 단식과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어떻게 다른가요?
- A. 간헐적 단식은 '언제' 먹느냐에 집중하여 식사 시간 외에는 인슐린 수치를 낮게 유지하는 '시간제한 식사법'입니다. 반면,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무엇을' 먹든 하루 총 섭취 칼로리를 기초대사량 이하로 제한하는 '칼로리 제한 식사법'입니다. 건강한 간헐적 단식은 식사 시간에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여 굶주림 반응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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