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기 시 스트레스 활용법: 운동 스트레스는 보약, 만성 스트레스는 독약인 이유

살빼기 시 운동과 같은 '좋은 스트레스'가 어떻게 우리 몸을 성장시키는지, 그리고 부정적 인식이 부르는 '만성 스트레스'가 왜 건강을 해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스트레스를 다스려 다이어트의 동력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보세요.

 

지난 글에서 우리는 스트레스가 체중 증가와 감소 모두를 유발할 수 있는 이중적 현상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모든 스트레스는 피해야만 하는 '악(惡)'일까? 만약 그렇다면, 살빼기와 건강 증진의 대명사인 '운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운동이야말로 우리 몸에 의도적으로 부하와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니 다이어트에 해롭다'는 일부의 주장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eustress)'와 '나쁜 스트레스(distress)'로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성장을 이끄는 건강한 자극으로서의 스트레스와,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파괴적인 독으로서의 스트레스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본 글에서는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왜 우리 몸에 보약이 되는지, 그리고 일상 속 만성 스트레스가 왜 독약이 되는지 그 핵심적인 차이를 분석한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어떻게 그 생리적 효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통해,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살빼기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운동 스트레스가 '좋은 스트레스'인 이유

운동이 몸에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 반응은,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이 운동 자체에 완벽하게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정신적 스트레스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1. 목적을 찾은 비상 연료

운동을 시작하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지하고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혈당을 높여 근육이 사용할 에너지를 공급한다. 만약 이 상태에서 아무런 신체 활동이 없다면, 남아도는 혈당은 인슐린에 의해 체지방으로 저장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높아진 혈당은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하는 근육에 의해 즉각적으로 소모된다. 비상사태를 위해 준비된 연료가 그 목적에 맞게 완벽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혈당을 처리하기 위한 불필요한 인슐린 분비가 일어나지 않으며, 지방 축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

2. 정당한 식욕과 근육 보호

운동 후 코르티솔의 영향으로 식욕이 증가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운동으로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을 회복 및 성장시키기 위한 지극히 정상적이고 '정당한' 식욕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후의 보상적 폭식과는 그 목적과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또한, 코르티솔은 혈당을 만들기 위해 근육을 분해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때 분해의 우선순위가 되는 것은 '사용되지 않아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근육'이다. 운동을 통해 몸 전체의 근육에 '나는 지금 사용되고 있으니 필수적이다'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로 인한 근손실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즉, 운동은 스트레스 반응의 부작용마저 스스로 통제하고 예방하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나쁜 스트레스'인 이유

진짜 문제는 운동처럼 명확한 시작과 끝, 그리고 회복 과정이 없는, 일상에 만연한 '만성 스트레스'다. 그리고 이 만성 스트레스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스트레스 그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인식'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스트레스: 악순환의 시작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생각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통념이다. 이 부정적인 이미지는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스트레스 상황 자체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만든다. 이는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를 떠올리게 되는 것과 같다. 스트레스에 대해 무던한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이 지나가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사람은 '왜 나는 또 스트레스를 받을까', '이러다 건강이 나빠지면 어떡하지'라며 곱씹고 되새김질한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이었던 '급성 스트레스'는 해결되지 않고 계속 증폭되어, 장시간 지속되는 '만성 스트레스'로 발전한다.

인식의 차이가 만드는 생리적 변화

우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단순히 심리적인 차이를 넘어, 실제 호르몬 분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스트레스의 긍정적 효과(집중력 향상, 동기 부여 등)에 대한 영상을, 다른 쪽에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후 두 그룹 모두를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시킨 결과, 놀라운 차이가 발견되었다.

 

스트레스를 '도전'으로 인식하게 된 긍정 그룹은 코르티솔과 함께 'DHEA(dehydroepiandrosterone)'라는 또 다른 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었다. DHEA는 '성장 호르몬'의 일종으로, 코르티솔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고 집중력과 인지 능력을 강화하며, 근육 성장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스트레스를 '위협'으로 인식한 부정 그룹에서는 코르티솔만 다량 분비되고 DHEA의 분비는 억제되었다. 즉,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이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스트레스의 파괴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결론: 스트레스, 다스리면 약이 된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 단검이 요리사의 손에서는 훌륭한 도구가 되지만, 강도의 손에서는 흉기가 되는 것과 같다. 운동과 같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신체 활동으로 풀어내는 '급성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더 강하게 만드는 보약이다. 하지만 해소되지 못한 채, 부정적인 생각의 악순환에 갇혀버린 '만성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서서히 파괴하는 독약이다. 결국 살빼기와 건강 관리의 핵심은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도전'의 신호라고 인식을 전환해보자. 그리고 운동, 명상, 심호흡, 즐거운 취미 활동 등 스트레스를 해소할 자신만의 배출구를 마련해두자.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아니라,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부정적인 믿음이야말로 진짜 만병의 근원일지 모른다.

FAQ (자주 묻는 질문)

• Q.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을 하고 싶은데, 너무 피곤해서 시작하기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A.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목표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벼운 산책, 스트레칭, 요가 등 낮은 강도의 움직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기분을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시작하는 것' 자체입니다.
• Q. DHEA 호르몬은 영양제로 보충할 수 있나요?
  • A. DHEA는 시중에서 영양제로 판매되고 있지만, 호르몬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감독 하에 사용해야 합니다. 임의로 호르몬제를 복용할 경우, 신체의 자연적인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몸이 스스로 DHEA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 Q. 정신적 스트레스도 신체 활동으로 해소될 수 있나요?
  • A. 네, 매우 효과적입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우리 몸에서는 '투쟁-도피 반응'을 유발하여 신체적 에너지를 준비시킵니다. 운동은 이 사용되지 못한 에너지를 건강하게 방출하고, 스트레스 반응 사이클을 완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운동 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천연 진통제이자 항우울제 역할을 하여 정신적 안정감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